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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찬 (2007-05-16 08:15:39, Hit : 9028) 
 글로벌시대의 선택

우리 모두는 좋건 싫건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로밍한 휴대폰만 있으면 세계 어디를 가든 국내에서 통화하는 것과 다름없이 전 세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지구반대편까지 날아갈 수도 있다. 정보통신기기와 운송수단의 발달로 인해 국가나 국경의 의미는 날이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임과 동시에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65억 인구 중에 한 명인 셈이다.

미국의 GM사가 한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차중 어떤 것이 국산자동차일까? 한국남자와 베트남여자 사이에 태어나서 우리나라에서 자라면서 한국말을 하는 아이와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지만 미국시민권을 가지고 미국에 살면서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아이 중 누가 한국 사람인가? 일본에서 공급한 부품을 가지고 중국에서 조립한 후 한국에서 마무리작업을 한 물건은 어느 나라 제품인가? 위에 열거한 질문의 공통점은 모두 세계의 글로벌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국적이나 국경을 가르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정치적으로는 국경이 갖는 의미가 지대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국경의 의미가 날이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글로벌화를 앞당기고 있는 것이 바로 FTA로 대변되는 자유무역협상이다. 자유무역을 하겠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국경을 없애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관세를 비롯해서 수입품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함으로서 궁극적으로 국산제품과 동일한 조건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FTA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당사국 간의 문제에 국한된다면 FTA는 얼마라도 늦출 수가 있다. 문제는 FTA가 당사국끼리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 각국들이 서로 짝짓기를 하느라 난리가 나 있는데 우리나라만 강 건너 불 보듯 하다간 짝짓기 게임에서 짝을 이루지 못하고 홀로 남겨지는 패자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경제적 왕따의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어차피 글로벌시대를 역행할 수 없다면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비위주의 작전만 구사하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축구경기에서 아무리 수비를 잘해봐야 비길 수밖에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한다. 야구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투수가 공을 잘 던져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가 없다.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어떤 경기에서도 승자가 될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FTA 협상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장개방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나라 시장의 개방에 따르는 피해를 줄이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공격적인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자유무역협정 하에서의 시장개방이란 상호간에 공평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농산물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농산물시장이 개방되는 것과 상응하여 상대국의 시장도 개방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는 미국과 같은 대량생산국과 경쟁이 안 되겠지만 언제나 틈새는 있는 법이다. 대량생산으로는 기대하기 힘든 명품전략으로 맞서는 것이 그 중 한 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전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명품전략이다. 지금도 삼성전자의 휴대폰은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FTA 체결국가에만 치중할 필요는 없다. 물론 FTA를 체결하면 상대국의 수입관세가 철폐됨에 따라 좀 더 유리한 입장에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삼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전 세계가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통합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모든 면에서 우리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라에 따라 다르고 인종이나 종교에 따라서도 다를 뿐더러 같은 나라의 거래처라도 상대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다양성을 고려한 맞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는 물론이고 각국의 문화와 상관습을 익히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 될 것은 거래란 항상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의 이익을 생각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특히 상호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국제간의 거래에 있어서는 조금씩 양보함으로서 서로 윈-윈하려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무역거래에 따르는 절차적인 문제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거래만 성사된다면 운송이나 통관과 같은 절차적인 문제는 각각 운송업체나 관세사와 같은 외부업체에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글로벌시장은 국내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시장이다.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에 진출할 때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일단 초기시장개척에 성공한다면 국내시장에 연연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하더라도 4천8백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시장과 65억 명을 상대로 하는 세계시장과는 그 규모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글로벌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시대의 큰 흐름을 외면하고 국내시장에만 매달리다 도태될 것인가 아니면 광활한 세계시장을 상대로 큰 꿈을 펼칠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농촌진흥청 주최 2007 농업경영비즈니스과정 기고문>




김미현과 헝그리정신 [4]
한미 FTA ,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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