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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찬 (2014-05-30 06:42:33, Hit : 10645) 
 무역직 취업가이드

학생들로부터 취업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무역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떤 회사에 들어가면 좋은지. 어떤 회사에 들어가면 무역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지. 몇 군데 회사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데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지 등등. 미래가 걸린 일이기에 질문을 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과연 무역을 제대로 배우고 무역을 통해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까?

첫째, 무역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회사가 종합상사다. 이미 오래 전에 종합상사제도는 폐지되었지만 아직도 무역직 취업희망자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종합상사가 손꼽힌다. 인기웹툰 ‘미생’을 보면서 상사맨에 대한 로망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종합상사에서 본격적인 무역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처럼 많지 않다.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이나 해외프로젝트개발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무역거래의 비중이 축소되었을 뿐더러 무역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아이템이나 거래처가 한정되어 있고 해외법인이나 지사를 통한 거래가 많아서 다양한 무역경험을 쌓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타사제품을 취급하는 종합상사의 특성상 제조업체의 눈치를 봐야하고 을의 입장에서 일해야 하는 고충을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상사야말로 전 세계를 무대로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직장 중에 하나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종합상사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자사제품을 수출하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무역 일을 할 수 있다. 자사제품을 수출하기때문에 수출물품을 확보하기가 용이하고 대기업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며 근무조건이나 직업의 안정성 면에서도 최고의 직장이 아닐 수 없다. 특정상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커리어관리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대기업의 특성상 해외거래처와의 직거래보다 해외법인이나 지사, 딜러를 통한 거래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며 업무가 분업화되어서 무역을 전체적으로 배우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입사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는 종합상사와 다를 바 없다.

셋째, 중소제조업체나 유통업체에서 무역 일을 할 수 있다. 종합상사나 대기업에서 일하는 것보다 근무조건도 열악하고 기업이미지 면에서도 내세울 것이 없지만 중소기업의 특성상 혼자서 해외거래처개발에서부터 서류작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무역업무를 챙겨야하기 때문에 무역 일을 전체적으로 배우는 데는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상대적으로 입사하기가 수월하고 잘만 찾으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에서 해외시장개척의 첨병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자본이나 리스크관리의 취약성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시장개척에 나설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안정된 직장생활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문제점은 감수해야 한다.

넷째, 제조나 유통기반이 없는 순수한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것이다. 다양한 무역경험을 쌓을 수 있고 거래성사에 따르는 성취감은 크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라 가장 힘들고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경우다. 군대로 치면 악조건 속에서도 안 되면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하는 해병대와 흡사하다. 을의 입장에서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를 상대해야 하고 제조나 유통기반이 없이 해외거래처를 개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안정성 면에서도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조나 유통기반이 없다는 것을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이밖에도 무역협회나 KOTRA같은 무역관련기관이나 포워더를 비롯한 물류업체에서 일하는 것도 간접적으로나마 무역을 접할 수 있다. 무역협회나 KOTRA 같은 곳은 안정적이고 근무환경도 좋아서 최고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들 기관은 직접 무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업체들을 지원해주는 역할에 그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군대로 비유하면 전장을 누비는 보병이 아니라 지원병과에 해당되는 셈이다. 또한 포워더를 비롯한 물류업체는 무역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동종업체들끼리 무한경쟁을 벌여야하므로 화주와의 불합리한 갑을관계를 감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웬만한 회사치고 무역과 전혀 무관한 회사가 없을 정도로 무역거래의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굳이 종합상사나 대기업이 아니라도 무역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에서만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무역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널려 있다. 잡투게더(www.jobtogether.net)나 트레이드인(www.tradein.co.kr)같이 무역인력의 일자리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웹사이트에는 무역인력을 구하는 중소기업들의 구인정보가 즐비하다. 지방소재 중소제조업체의 경우 수출을 하고 싶어도 무역 일을 맡길만한 인재를 구하지 못해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소재나 기계류같이 일반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취급하는 중소기업들 중에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알짜배기 기업들도 많이 있다. 대기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중소기업에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대기업에 집착하다가 무역의 꿈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하겠다.



 이용재 (2015-02-20 15:24:41)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무역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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