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문서


 이기찬 (2013-03-01 10:25:47, Hit : 9583) 
 내 딸 서영이와 홍대리

오랜만에 주말드라마에 푹 빠졌습니다. <내 딸 서영이> 왠지 신파조의 빤한 이야기일 것 같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뒤늦게 열혈시청자 대열에 동참하여 다시보기로 1편부터 다 챙겨보느라 눈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 구성능력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빤한 스토리인데 나름대로 예상했던 스토리의 전개가 하나도 맞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서영이와 아버지와의 관계설정이 제가 쓴 소설 <무역천재가 된 홍 대리>에 나오는 현주의 경우와 신기할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현주의 아버지는 무역업을 하면서 한 때 잘나갔지만 남미 바이어에게 사기를 당하고 무일푼이 되어 홍콩으로 떠납니다. 그 곳에서 재기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느라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을 챙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아내는 깊은 병에 걸려 있었고 하나 뿐인 딸 현주는 아버지를 외면했습니다. 홍콩으로 떠날 때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사업이 망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기에 사업에 미쳤거나 다른 여자가 생겨서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고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현주도 아버지 곁을 떠납니다. 아버지는 끝내 오해를 풀지 못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산 속에서 혼자 살아갑니다. 현주는 아버지가 사는 곳을 단 한 번도 찾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아버지를 외면합니다. 현주의 아버지에 대한 오해는 홍 대리의 개입(?)으로 간신히 풀립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을 위해서 재기하려고 몸부림치느라 제대로 연락도 할 수 없었으며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산속에 들어가 속죄의 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현주는 아버지를 끌어안고 오열합니다.

가끔 소설과 현실을 혼동하는 독자로부터 소설 속의 현주 아버지가 저자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주가 아버지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저 스스로 울컥해지곤 합니다. 어머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아려오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겠지요.

바쁘다는 이유로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가족을 소홀히 한 적은 없는지. 진짜 속마음도 모르고 가족을 미워하고 멀리한 적은 없는지. <내 딸 서영이>를 보면서 가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해 봅니다.




무역직 취업가이드 [1]
회사를 망하게 하는 접대 [1]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Misty。